[금융/증권 범죄,금융증권범죄/규제 법률가이드] #9.시장질서교란행위(2)_허수 호가·가장매매·통정거래·풍문 유포
안녕하세요 이승민 변호사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가 규율하는 시장질서교란행위 중 '2차 이상 정보수령자의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제1항)를 다루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같은 조 제2항, 즉 주문·거래·정보 유포 등의 방식으로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선 유형과 달리 특별한 정보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연루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 규제의 취지
기존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행위(제176조)와 부정거래행위(제178조)에 대해 형사처벌을 부과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들은 '목적성' 요건이 엄격하여 실제로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음에도 적용이 쉽지 않았습니다. 허수성 호가 제출은 조종 의도를 입증하지 못하면 제176조로 처벌하기 어렵고, 풍문 유포도 매매 유인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178조 적용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5년 7월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 제2항이 신설되었고, 목적성 입증 없이도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졌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목적성이 입증되면 형사처벌(제176조·제178조), 그렇지 않더라도 시세 교란 우려가 인정되면 과징금으로 제재받을 수 있습니다.
▶ 관련 법조문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제2항은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징금은 제429조의2에 따라 부당이득의 2배 이하,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40억 원 이하가 부과됩니다.
▶ 유형별 상세 설명
앞서 살펴본 허수성 호가, 가장매매, 통정거래, 풍문 유포·거짓 계책 네 가지 유형 각각에 대해 실무상 주의가 필요한 사항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1호 - 허수성 호가
실제로 체결할 의사 없이 대량의 호가를 제출했다가 취소하는 행위입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나 AI 기반 자동매매 환경에서 특히 빈번하게 문제가 됩니다. 본인은 단순한 자동매매 전략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더라도, 그 결과로 나타난 호가 제출·취소 패턴이 허수성 호가 요건을 충족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투자 판단에서 비롯된 주문 취소·정정은 해당하지 않지만, 반복적·대량적 패턴이 포착되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2호 - 가장매매
실제로 권리를 이전할 의사 없이 거짓으로 꾸민 매매입니다. 본인이나 특수관계인 명의 계좌 간 매매를 통해 거래가 성황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전형적입니다.
(3) 3호 - 통정거래
손익이전 또는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미리 짜고 같은 시기·가격으로 매매를 주고받는 행위입니다. 기업 구조조정이나 계열사 간 거래 과정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익이전 또는 조세회피 목적'이 요건인 만큼, 정상적인 거래 목적이 있는 경우와의 구분이 주된 쟁점이 됩니다.
(4) 4호 - 풍문 유포·거짓 계책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SNS, 메신저 등을 통해 근거 없는 풍문을 퍼뜨리거나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입니다. 기존 부정거래행위(제178조)와 달리 매매 유인 목적이 없어도 가격 왜곡 우려만 인정되면 제재 대상이 됩니다. 확인되지 않은 호재성 정보를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거나 특정 종목 매수를 부추기는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행위도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정보를 유포한 사람이 해당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조사 단계별 대응 전략
시장질서교란행위 조사는 거래소 이상거래 감시 → 금융감독원 조사 →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별로 대응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적절한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조사 개시 전
호가 제출·취소 패턴, 온라인 게시 이력, 계좌 간 거래 내역 등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상거래 감시 통보나 금융감독원 문의가 오기 전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조사 단계
시세에 미친 영향의 부당성, 거래 목적의 정당성(1~3호), 정보 유포의 경위와 의도(4호)에 대한 진술이 핵심입니다. 최초 진술이 이후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3)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단계
시세에 '부당한 영향'이 있었는지, 거래 또는 유포 행위와 시세 변동 사이의 인과관계, 정상적인 거래·정보 제공과의 구분 등을 쟁점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4호의 경우 '풍문'과 '합리적 투자 의견' 사이의 경계가 중요한 다툼 포인트가 됩니다.
▶ 마치며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AI 기반 자동매매가 일반화되고 SNS·메신저를 통한 정보 유통이 활발해진 현재 환경에서 이 규정의 적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투자 추천 콘텐츠 유포, AI 트레이딩 봇의 반복적 호가 제출·취소는 물론,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판단·거래까지 실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매매 행위도 이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행위 주체가 사람인지 AI인지와 무관하게 그 결과로 나타난 행위 패턴이 각 호의 요건을 충족하면 운용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가능합니다.
거래 전략이나 정보 유포 행위에서 법적 리스크가 우려된다면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세움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과 금융감독원 근무 경력을 보유한 변호사가 금융·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을 담당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조사 대응부터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행정소송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조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법무법인 세움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 ©2025 SEUM 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