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및 분쟁해결,소송실무 법률가이드] #23. 민사소송에서의 항소이유서
안녕하세요. 남현 변호사입니다.
2025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민사소송법 및 민사소송규칙에 따라 민사 항소심 절차가 대폭 변경되었습니다. 기존에는 항소이유를 적은 준비서면 제출 기한에 대한 강제성이 약해 항소심 재판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위 개정으로 ‘항소이유서 제출의무’ 제도가 도입되면서 절차적 엄격성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오늘은 구체적인 법령 내용을 중심으로, 민사소송에서의 항소이유서 제도의 핵심을 정리해 드립니다.
▶ 1. 항소이유서 제출 의무 및 기한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개정법의 가장 큰 변화는 형사소송과 유사하게 민사소송에서도 법정 기한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는 점입니다.
① 제출 기한의 기산점과 기간 (제1항)
항소장에 구체적인 항소이유를 적지 않은 항소인은 항소심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는 기존에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이 법률상 명확하지 않았던 점을 개선하여,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② 제출 기간의 연장 (제2항)
40일이라는 기간이 부족할 수 있는 사정을 고려하여, 법은 예외적인 연장 절차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항소법원은 항소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결정으로 1회에 한하여 제출 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 있습니다.
※주의 사항 연장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당사자의 ‘신청’이 있어야 하고, 법원의 연장 결정이 없으면 연장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횟수(1회)와 기간(1개월)이 법률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실무상 이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 2. 부제출에 따른 불이익: 항소각하 결정 (민사소송법 제402조의3)
항소이유서 제출 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제재가 매우 강력해졌습니다. 변론을 열지 않고 곧바로 항소를 종결시킬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마련되었습니다.
① 원칙적 각하 (제1항 본문)
항소인이 위 제출 기간(연장된 기간 포함)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항소법원은 결정으로 항소를 각하하여야 합니다. 이는 법원의 재량 사항이 아니라 기속 사항(“각하하여야 한다”)으로 규정되어 있어, 기한 도과 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하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판결례 실제로 부산지방법원 등에서는 항소인이 법정 기간 내 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제1심 판결의 타당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항소를 각하한 사례가 확인되고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5. 10. 28. 자 2025나43319 결정). |
② 예외 사유 (제1항 단서)
다만, 다음의 두 가지 경우에는 기간이 지났더라도 항소를 각하하지 않습니다.
직권조사사항이 있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할 사유(소의 이익, 당사자 적격 등)가 있는 때.
항소장에 기재된 경우: 항소장 자체에 이미 항소이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때.
③ 불복 절차 (제2항)
항소각하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 3. 항소이유서의 기재사항 및 작성방법 (민사소송규칙 제126조의2)
개정 민사소송규칙은 항소이유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구체화하여, 단순히 "불복한다"라는 식의 추상적인 기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① 항소이유의 유형화 (제1항)
항소인은 다음 각 호 중 어느 사유를 항소이유로 삼는지 항소이유서에 명시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 절차적 위법: 제1심 판결이 전속관할 규정에 어긋나거나 판결 절차가 법률에 어긋난 때 -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제1심 판결 중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리를 잘못 적용한 부분이 있는 때 - 이유 불비 및 모순: 제1심 판결의 이유를 밝히지 아니하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는 때. - 기타 사유: 그 밖에 제1심 판결을 정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할 사유가 있는 때. |
② 구체적 특정 의무 (제2항)
항소이유를 적을 때에는 제1심 판결 중 다투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합니다. 이는 쟁점을 명확히 하여 심리를 집중시키기 위함입니다(단,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판결 이유가 기재되지 않은 경우는 예외로 합니다.)
③ 실기한 주장의 각하 (제4항)
만약 항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 기간을 넘겨서 뒤늦게 항소이유서에 기재되지 않은 새로운 주장을 제출하는 경우, 법원은 이를 결정으로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실질적인 쟁점 정리 기한으로서의 기능을 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입니다.
▶ 4. 피항소인의 답변서 제출 및 심리 절차 (민사소송규칙 제126조의3)
항소인뿐만 아니라 피항소인에게도 신속한 대응 의무가 부과되며,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집중 심리를 진행하게 됩니다. 즉 항소이유서가 제출되면 법원은 이를 피항소인에게 송달하며, 재판장은 피항소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항소이유에 대한 반박 내용을 적은 답변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습니다.
▶ 5. 요약 및 실무 제언
이번 민사소송법 및 규칙 개정의 핵심은 ‘40일’이라는 엄격한 법정 기간의 도입과 ‘구체적 이유 기재’의 강제입니다.
- 관리의 중요성: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를 수령하는 즉시 40일의 기한을 계산하고, 필요시 즉각 연장 신청(1회, 1개월)을 해야 합니다. 이를 놓치면 변론 한번 해보지 못하고 패소가 확정될 수 있습니다. - 서면 작성의 구체성: 항소이유서는 단순한 의사 표시가 아니라, 규칙 제126조의2가 요구하는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제1심 판결의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으면 부적법한 항소이유로 판단될 위험이 있습니다. |
지난 3월에 새로 도입된 항소이유서 제도는 민사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절차적 장치입니다. 변경된 법령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소송 수행에 불이익이 없도록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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