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및 분쟁해결,기업분쟁 로스쿨] #34. M&A 거래, 투자계약 과정에서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
안녕하세요. 한도형 변호사입니다.
M&A 거래나 투자계약 과정에서 상대방의 허위 진술이나 중요 정보의 미고지로 인해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면, 해당 계약의 효력에 대해 다툴 수 있을까요?
보통 M&A 계약에서는 진술 및 보장(Representations & Warranties) 조항 등을 통해 중요 사항의 진실성을 담보하고 그 위반 시 효과에 대해서 규정합니다. 그러나 진술 및 보장 조항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이거나, 협상 과정에서 미처 진술 및 보장에 담지 못한 사항에 대해서는 사기를 이유로 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10조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를 규정하고 있으나, M&A 거래와 같은 상거래에서는 이를 입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의 요건과 상거래에서의 판단 기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의 요건
계약을 사기로 취소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110조에 따라 사기 취소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민법상 사기 취소의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망행위
1)상대방이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허위 진술을 한 경우(적극적 기망)이거나 2)고지의무가 있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소극적 기망) 기망행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위법성 및 중요성
기망행위가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정황에 비추어 위법한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야 하며, 계약체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3) 인과관계
취소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졌고, 그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문제된 기망행위가 그 당사자의 계약 체결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4) 사기의 고의
피기망자를 착오에 빠지게 하려는 고의와 그 착오에 기해 의사표시를 하게 하려는 고의를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5) 계약 체결의 의사표시
취소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2. 상거래에서의 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우리 법원은 상거래에서의 기망행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일반적인 거래 관행과 당사자의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인정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1)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고지할 의무가 있는가?
이러한 태도는 특히 M&A 거래와 같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역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영업양도 과정에서 회사가 자신의 상황을 일정 부분 과장한 사안에 대해 법원은 이를 통상적인 범위의 표현으로 보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0. 13. 선고 2004가합45320 판결).
또한 점포 분양과 관련하여 연 24% 정도의 이익배당을 확언하였으나 실제 배당률이 3%에 그친 경우에도, 투자 여부는 원칙적으로 투자자의 책임하에 결정되는 사안이며, 수익성 등에 관한 다소 과장된 표현에 불과하다고 보아 기망행위의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다7031 판결).
나아가 매도인이 목적물의 시가를 고지하지 않거나, 시가보다 높은 가액을 시가로 고지한 경우에도, 이를 곧바로 불법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며, 특히 주식과 같이 투기성 있는 대상의 거래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62955 판결).
이러한 판례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법원은 계약의 당사자들이 기본적으로 서로 상반된 이해관계에 서 있고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전제로, 원칙적으로 당사자 일방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사실대로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당사자가 전문적 지식을 가진 경우라면?
사기에 의한 취소권의 발생 여부를 판단할 때도, 법원은 당사자들의 전문성의 정도, 문제 된 계약의 종류 및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상당한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는 매수인의 경우, 사업 전망이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 사기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가 있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02. 7. 31. 판결 2001나6057 판결).
따라서 거래에 상당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당사자라면 단순히 사실을 몰랐다거나 상대방의 허위 진술로 인해 오인하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의 적극적인 허위 진술이 존재하더라도, 사기에 의한 계약취소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거래의 당사자는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서 실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사하여야 합니다.
3. 실무적 시사점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를 주장하는 당사자는 사기 취소의 요건을 모두 입증하여야 하는데, 실무상 이러한 입증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후적인 사기 취소 주장에 의존하기보다는, 거래 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구분 | 내용 |
| 투자자 측면 |
|
| 피투자자 측면 |
|
| 분쟁 발생 시 |
|
결론
이처럼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는 단순히 '속았다'는 주관적 인식만으로는 부족하고, 기망행위의 존재, 위법성, 인과관계, 고의 등 엄격한 요건을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상거래에서는 당사자들이 상반된 이해관계 속에서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전제되고, 실사를 통해 정보를 확인할 책임이 있다는 점이 고려되므로, 법원은 사기의 인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M&A 거래나 투자계약에서는 사후적인 사기 취소 주장에 의존하기보다, 사전에 철저한 실사를 수행하고 진술 및 보장 조항을 명확히 규정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보호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법무법인 세움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 ©2026 SEUM 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