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쟁 로스쿨] #20. 미사용 연차수당에 관한 대법원 판결 소개
안녕하세요. 이병일 변호사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의하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가 부여되며, 이렇게 부여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미사용 연차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사용 연차수당의 몇 가지 이슈에 관하여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합니다.
미사용 연차수당의 성질과 그 소멸시효
미사용 연차수당의 성질에 관하여, 대법원은 일관되게 임금의 성질을 갖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4629 판결 등 “연차유급휴가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년간 8할 이상 출근하였을 때 비로소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이상 이는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라고 볼 수 있고,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연차휴가수당은 임금이라고 할 것이다” |
그에 따라 미사용 연차수당 청구권에는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 그 청구권의 발생 이후 3년이 경과하면 시효 완성으로 소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멸시효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 즉, 기산점은 근로자가 1년간 8할 이상 출근하여 연차유급휴가를 받은 시점이 아니라 그로부터 1년이 지나 그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게 확정된 다음날이 됩니다(예를 들어, 근로자가 2022. 1. 1. 부터 2022. 12. 31. 까지 근무하여 2023. 1. 1. 부터 1년간 15일의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면, 2023. 12. 31. 에 사용하지 못하여 남아있는 유급휴가 일수가 확정되므로, 그 미사용 연차수당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2024. 1. 1.이 됩니다.). 미사용 연차수당은 유급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한 경우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유급휴가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확정된 때부터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입니다.
대법원 2023. 12. 16. 선고 2022다231403(본소), 2022다231410(반소) 판결 “같은 법 제49조의 규정에 따라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청구권에는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그 기산점은 연차유급휴가권을 취득한 날부터 1년의 경과로 그 휴가의 불실시가 확정된 다음날이다” |
미사용 연차수당에 관한 포괄임금 약정의 효력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초과근무수당 등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로 정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소위 포괄임금 약정에 관하여, 대법원은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유효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경우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포괄임금 약정에 포함된 법정수당 금액이 실제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그 미달한 금액만큼을 추가로 지급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 수당 산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나아가 미사용 연차수당에 관하여도, 포괄임금 약정에 의하여 미사용 연차수당이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로 정한 경우 그 자체로 바로 포괄임금 약정이 전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월 급여에 포함된 미사용 연차수당 금액이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산정된 연차수당 금액에 미달한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면 됩니다.
미사용 연차수당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더라도 근로자는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미사용 연차수당을 포함한 포괄임금 약정이 전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근로자가 실제 근로기준법에 따라 받을 수 있었던 미사용 연차수당에 비하여 적은 금액만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받은 것이라면 그 차액만큼을 추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포괄임금 약정에는 미사용 연차수당 금액 또는 미사용 일수 등이 명시되어, 월 급여에 얼마의 금액이 포함된 것인지 산정 가능해야 합니다.
2023. 11. 30.선고 2019다29778 판결 “연차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차수당을 일당 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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