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법률가이드] 언제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야 할까?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움의 정호석 변호사입니다. 

대기업, 상장회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회사들의 법률 파트너로서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간접적으로 어떤 회사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는지 고민해 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 설립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가치를 몇 백배 성장시키는 회사도 있었지만, 진정성 하나를 주 무기로 수년간 노력했음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에 어쩔 수 없이 꿈을 접는 회사도 여럿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성장’과 ‘성공’은 너무나 많은 요소로 이루어지는 결과라 “이렇게 해야 성공합니다!”라고 딱 잘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그 목표에 다가갈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변호사(전문가)를 잘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언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어떻게’ 좋은 변호사를 선별할 수 있는지, 변호사로부터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자문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변호사는 흔히 ‘소송’-민사, 형사, 행정 등-이 필요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비로소 필요한 존재로 인식합니다. 다시 말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우려를 발견했을 때 ‘그 손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이 변호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분쟁을 해결하는 것 또는 발생한 손해를 되돌리는 것이 변호사의 주요 업무가 맞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는 분쟁 해결 외에 회사에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1. 변호사는 우선 회사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감소시킵니다. 분쟁이 일어나기 전에 ‘불씨를 없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을 앞둔 상대의 자산 상태가 좋지 않아 추후 대금을 미지급할 우려가 있을 때 계약서상 어떤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지, 서비스 약관을 작성함에 있어 어떠한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좋은지 등 외부 당사자의 관계에서 리스크 감소도 중요합니다. 

2. 또한 외부 리스크 뿐만 아니라 2대 주주나 3대 주주의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한 대비, 임직원과의 관계에서의 리스크 대비와 같이 내부 문제에서의 감소 방안 역시 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중요한 요소이며, 해당 방안 마련에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모 기업의 경우, 외부 주주들의 경영권 침탈 시도가 있던 사건이 있었는데 주주제안권과 집중투표제를 잘 활용함으로써 현재의 경영진들이 이사회의 과반수를 유지하게 되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유리한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무섭지만 몇 백억원의 매출이 있는 회사의 경영권이 이러한 작은 부분에서 결정될 수도 있고, 특히 많은 투자로 인해 경영진의 지분이 많이 희석된 경우라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분쟁 해결과 리스크 감소가 회사의 안정화를 위한 ‘소극적인 도움’이라고 하면, 이익 극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도움’ 역시 변호사에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변호사를 통해 시장 상황, 관행, 협상 전략, 다른 회사가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 등 자문을 받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이 회사 입장에서 처음 겪는 낯선 상황이더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 변호사는 수 많은 고객들을 자문함으로써 수 차례 유사한 상황을 해결한 경험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처한 상황에서 어떠한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고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관행에 비추어 상대의 주장이 무리한 것은 아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물론, 변호사는 변호사법상 고객의 비밀유지의무가 있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면서 취득한 다른 고객의 특정 정보를 제공할 수 없으므로 특정 회사가 어떻게 업무를 수행했고, 어떤 내부사정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 많은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체득한 변호사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어느 스타트업 대표님이 유명 대기업과의 거래를 위해 지적재산권의 귀속과 사용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통상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를 진행하려면 대기업이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을 모두 취득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대기업 측의 설득에 계약 체결 여부를 고민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규정은 프로젝트의 규모 뿐 아니라 성격, 보수의 적정성,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하는 지적재산권의 종류 등에 따라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하고, 이전에 체결된 계약의 내용을 근거로 대기업 담당자를 설득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그 결과,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대표가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알 수는 있지만 회사의 모든 것을 알아서 잘 결정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설령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았다 해도 결코 의사 결정 과정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한정된 시간에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전문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좋은 정보와 자원을 빠르게 수집해서 이를 바탕으로 지혜롭게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거래에 있어 상대방이 해당 분야에 ‘나(혹은 내 회사)’보다 더 많이 경험했다면? 상대방은 더 나은 조건으로 거래를 제안하고,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나(혹은 내 회사)는 처음 겪는 투자인데, 상대방은 투자를 수 차례 거듭한 경험이 있다면, 당연히 상대는 나보다 우세한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정보나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주장이나 논거에 반박이 어렵기 때문인데, 회사와 나를 지키기 위해는 꼭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아 후회 없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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